高血壓

살다 보면 뜻대로 안 되는 일이 많다. 친구나 믿는 사람한테 속아서 화나고 사업이 잘 안되어서 신경 쓰게 된다. 또한 주변에서 큰 일 당하는 것을 보면 나에게도 저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여서 가슴이 덜컹하고 한다. 이웃에서 암으로 투병하면서 고생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내게도 저런 불운이 닥치지 않을까 생각되고 나쁜 소식이 내 이야기인양 들리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이 안 온다.
입맛이 떨어지고 힘이 빠지고 심장이 빨리 뛰는 것을 느낀다.
손끝이 저리고 살이 남의 살 같고, 뒷골이 뻣뻣하다.
귀가 멍하고 머리가 마치 보자기 둘러쓴 것 같다.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가슴이 답답하고 이따금 아프며, 머리가 아프며 신경이 괜히 예민해진다.
저녁이나 아침에 목이 바짝 타는 것을 느낀다.
피부감각이 얼얼하며 한쪽이 다른 쪽과 다른 감각을 느낀다.
자다가 쥐가 나면서 쥐가 하루 종일 풀리지 않는다.
뒷골이 뻣뻣하고 손발이 저리고 어지러움증을 느낀다.
자고 일어나면 식은땀을 흘리고 있고, 가슴이 답답하고 등짝이 아프다.
눈이 저절로 깜박거리고 피부가 갑자기 떨리고 씰룩씰룩한다.

위와 같은 증상들을 느끼는 분들은 혈압을 재보기를 바란다. 이런 경우 혈압을 재보면 고혈압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년이 지난 분들은 혈압기를 하나 사두는 것도 바람직하다. 안 좋은 일이 연속되어 속을 끓이면 소화도 안되고 신경이 예민해지고 혈압이 올라가고 두통이 온다. 이같이 심리적인 요인 때문에 고혈압이 시작된다.

평소에 짜고 매운 것을 즐기고 하여도 고혈압은 온다. 너무 걱정 거리가 없어서 먹기만 하고 운동을 안해도 살이 찌고 고혈압이 온다. 기운이 없고 가슴이 떨리고 온몸이 쑤시고 아침에 자고 일어나도 개운치 않다. 자고 나서 목이 바짝 타고 물을 들이켜도 갈증이 가시지 않는다. 자다가 쥐가 나고 저리고 머리가 어지럽고 하다. 이 같은 증상은 저혈압의 증상인데 저혈압을 유지하던 분들이 갑자기 어느날 혈압을 재보면 고혈압으로 올라간다.

몸과 마음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심리적 압박이 순환장애를 일으키고 순환장애가 고혈압을 유발한다. 한방에서는 心火라고 하였다. 心火가 치성(熾盛) 하면 혈압이 오른다. 그리하여 瀉心火(심화를 약화시키는) 하는 약물을 사용한다. 고혈압의 증상 중에 하나가 눈의 충혈이다. 핏발이 서고 뒷골이 당긴다. 가슴 속에 답답한 일이 있고 화나는 일이 있으면 생각을 지나치게 하면서 심화가 치솟는다고 하였다.

오행의 순환은 체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봄 여름의 화기가 치솟았다가 가을 겨울로 바뀌어야만 자연계가 편안하다. 이러한 현상을 金火交易이라고 한다. 사람에겐 心慾이 있다. 이를 心火라고도 한다. 이러한 心慾이 적절할 때는 의욕으로 바뀌어 일하고 싶은 욕망을 갖게 한다. 욕심이 없는 사람은 죽은 사람이나 마찬가지이다. 무욕(욕심을 갖지 않음)의 편안함이 있지만 욕심을 갖지 말라고 하여서 활동을 쉬라는 말은 아니다. 욕심을 버리고 진정한 의욕을 가지라는 말이다.

심욕은 心火를 치성시키지만 의욕은 脾土를 활발하게 움직이게 한다. 소화를 돕고 손발에 힘이 주어진다. 심욕이 너무 치성하면 火運이 성하면서 土運이 약화되고 金火交易이 일어나지 않는다.
오행은 순환론이다. 인체도 음양이 순환한다. 지나친 욕심은 호흡을 거칠게 하면서 음양의 순환을 어지럽힌다. 지나친 실망이나 흥분도 역시 음양의 순환을 교란시켜 혈액이 제 갈 곳으로 잘 못간다.

머리가 혈액을 충분히 받지 못하면 어지러워 빙빙돌고 아찔하고 쓰러질 것만 같다. 가슴이 답답하고 두통이 온다.
사지말초가 혈액을 충분히 받지 못하면
손끝 발끝에서는 손발이 저릿저릿하고 뻣뻣하며 쥐가 난다.
피부가 혈액을 충분히 받지 못하면 피부가 얼얼하고 만져도 남의 살 같다
.

심장이 폐에서 받은 맑은 피를 모았다가 전신에 뿜어내는 것이 바로 心火의 기능이다. 그런데 이러한 심장은 마음의 지배를 받는다. 마음이 언짢아도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하면 두근거리고, 마음의 변화가 심장박동의 변화를 일으킨다.

고혈압의 원인은 다양하다. 심리적으로 오는 경우가 있고 신체적으로 과도한 비만이거나 과도히 허약해도 고혈압이 온다. 그리고 치료방법이나 혈압약도 다양하다.
이런 경우 대부분 양방을 찾는 데 반하여 끝까지 병원에 가기를 꺼려 하는 사람들이 있다. 왜냐면 혈압약은 한번 먹으면 평생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혈압을 떨어뜨리기 보다는 평생 약을 먹기 싫어서 한의원을 찾는다. 혈압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지에 혈액순환이 안되어서 불편한 점이 있지만, 그대로 두고 관리를 안 하면, 나중에는 반드시 중풍이나 심장병으로 연결된다. 혈압을 오래도록 방치하다가 중풍을 맞는 경우가 많다. 일단 혈압이 오른다는 것은 원인이 각기 다름에도 불구하고 말초순환이 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개별적인 세포단위에서는 항상 산소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산소가 결핍이 되면 뇌에다가 산소를 요구하고 뇌는 심장에게 산소를 말초까지 보내주라고 명령을 한다. 이 같은 과정에서 심장은 과수축을 하면서 혈압이 오르고 협심증이나 빈맥, 동계 등의 현상이 동반될 수 있다.
혈압환자들은 말초순환부족으로 인해 어지러움증이나 사지무력감이 오며 정력이 감퇴되어 부부생활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그대로 방치해 두면 몸은 점점 나빠진다. 혈압관리의 요지는 혈액순환을 유도하는 것이다. 혈압이 높은 분들은 혈압약을 반드시 복용해야 한다. 급성기일 때는 양방이 매우 유리하다. 하지만 한약의 성분 중에도 많은 약물이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압을 떨어뜨린다. 이같이 약물과 더불어서 말초를 흔들고 터는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 하루에 틈나는 대로 손발을 털고 고개를 흔들고 적정한 운동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비만한 분들은 체중의 감소가 중요하다. 체중을 줄임으로써 심장이 그만큼 부담을 줄이게 된다. 혈압약을 대체할 만한 순환개선제나 혈액의 점성을 떨어뜨리는 아스피린 같은 약물도 일부 체질에는 매우 유효하다. 하지만 혈압약도 반드시 체질에 맞추어야 효과를 본다.

혈압약이 체질에 맞으면 금방 혈압을 낮출 수 있다. 혈압약이 맞지 않으면 혈압이 별로 잘 떨어지지 않는다. 또한 어지럽다든지 소변을 너무 많이 본다든지, 소변이 잦다든지 목이 마르고 기침이 나오고 하는 현상들이 온다.

이 같은 것을 느끼면 혈압약도 한번 변경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Na 즉 소금은 혈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음식을 짜게 먹음으로써 혈압이 오른 경우에는 소금을 제한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때로는 소금기 Na의 부족으로도 혈압이 오른다.
뒤의 경우는 혈액량이 부족하여서 순환장애가 오는 경우이다. Na을 너무 적게 흡수하면 혈액의 혈장성분의 대부분을 이루는 물이 줄어든다. 적은 혈액량은 초기에는 저혈압으로 무기력감을 느끼고 저리고 쥐나고 하는 등 현상을 가져 오지만,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말초에서는 이를 보상하기 위하여 더 많은 혈액을 요구하고 결국은 혈압을 높여서 혈액을 충분히 보상받는다. 이 경우는 이뇨성 혈압강하제를 사용하지 말고 혈관확장성 혈압강하제를 사용하여야 한다.

이같이 혈압약을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가는 체질에 따라 다르다. 체질을 앎으로써 우리는 조금 더 손쉽게 자신에게 부작용 없는 혈압약을 선택할 수가 있다. 체질에 맞는 혈압약이 선택되면 차차 용량을 줄여가면서 혈압약의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식이요법이나 순환개선제도 이 같은 혈압약의 의존도를 낮추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운동과 소식을 통해서 체중을 줄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간혹 혈압으로 오래도록 고생하던 환자들에게 소금을 권유하고 짜게 먹으라고 할 경우가 있다. 환자는 자연 눈이 휘둥그래진다. 그러나 차근차근 소금이 왜 혈압을 떨어뜨리는가를 설명하면 “에이!! 손해보는 셈치고 한번 해 보자” 하고 소금을 먹는 분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번 찾아와서 혈압을 측정해 보면 반드시 혈압이 떨어져 있다.
소금으로 올라가는 혈압도 있지만 소금으로 내려가는 혈압도 있다. 이러한 것이 바로 음양의 이치이 다. 소금으로 혈압이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이 음양의 이치라고 말하면 이를 읽는 독자들은 매우 흥분할 수가 있고, 의학을 전공하는 분들은 이런 무식한 소리가 어디 있느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체질에게서는 소금을 오히려 과도하게 흡수해야 혈압이 떨어진다. 이는 다음 원고인 심장병과 소금에서 다루어 보겠다.

問曰 人之患目大眥 赤脉傳睛大眥 常壅澁看物不凖者 何也 答曰 乃心經之實熱 况心或因思慮勞神 或飲食太過 致使三焦發熱 心火愈熾故目常赤也 (銀海精微)

물어가로되 “눈 흰동자가 붉은 색으로 충혈이 되면서 눈동자에까지 핏발이 서고 항상 눈이 깔깔하고 물체가 뚜렷이 보이지 않는 것은 어떠한 연유인가?” 대답해 가로되 “이는 심경이 실하여 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물며 마음이란 생각을 과도하게 하면 정신이 피로해지고 혹은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어도 열이 발생한다. 이러한 열은 심화를 치솟게 하는 고로 눈이 항상 빨개진다.”

三焦: 인체를 세 군데 즉 상중하로 나누어서 각 부위에서 열을 내면서 에너지가 움직이므로 탈 焦자를 사용하여서 三焦라고 명명하였다.

주)
사람에게서 수승화강이 되려면 토의 역할이 중요하다
. 사람에게는 두 가지 욕심이 있다. 하나는 心慾 이요 하나는 意慾 이다. 心火 다음에 肺金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脾土가 작용해야 한다. 치솟은 양기는 비토가 중재해서 가라앉혀야 폐에서 수렴작용인 금화작용이 생겨난다. 땅에서 열을 받아 증발하여 피어오른 구름이 열을 빼앗겨야만 비가 되어 대지를 적신다. 다시 말해서 사람이 갖는 마음의 욕심은 좀 억누르고 진정한 실천가능한 의욕으로 심욕을 바꾸어야만 수승화강이 일어난다. 心慾이 성하면 意慾이 가라앉는다. 심욕을 누르면 의욕이 되살아난다. 사물의 앞 뒤를 재지 않고 자신의 욕심만 앞세우는 것이 심욕이라면 의욕은 자신과 주위와의 관계를 합리적으로 생각하여서 실천가능한 욕심을 내는 것으로 심욕의 마음심자를 빼서 意欲으로 바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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